보쉬, 도시형 기계식주차장에 AI 자동주차 시스템 도입

좁은 주차공간에 스스로 주차하는 ‘팔레트 가라지 어시스트 시스템’ 개발
기계식주차장 자동화 새 패러다임
글로벌 모빌리티 기술기업 보쉬(Bosch)가 일본의 복잡한 도심 주차 환경을 겨냥한 ‘기계식주차장 전용 자동주차 시스템’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팔레트 가라지 어시스트 시스템(Pallet Garage Assist System)’은 AI 기반 이미지 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차량이 좁고 비정형적인 기계식주차장에 자동으로 진입·주차되도록 지원하는 보쉬의 차세대 솔루션이다. 보쉬 일본법인은 지난달 19일 연차 기자회견을 열어 해당 시스템을 공개했다.
보쉬는 작년 가을, 일본 요코하마에 개소한 R&D 통합 본사 내 주차장에 자체 테스트 베드를 마련하고 실증 개발을 진행 중이다. 기존 연구소를 하나로 통합한 이 거점은 자율주행 기술,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차량제어 알고리즘, 차량 주변 인식 등 다양한 기술을 동시에 통합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 허브로 기능하고 있으며 팔레트형 자동주차 시스템 역시 이 공간에서 실환경에 가까운 조건으로 개발되고 있다.
협소한 기계식 구조물 속 ‘완전 자율주차’ 구현
보쉬의 팔레트 가라지 어시스트는 차량에 장착된 근거리 카메라 영상을 실시간으로 수집해, 외부 AI가 주차장 내부 팔레트의 위치와 방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차량의 구동 시스템을 자동 제어하는 구조다. 운전자는 버튼 조작만으로 자동주차를 시작할 수 있으며, 이후에는 ECU가 자동으로 조향, 가속, 감속, 제동을 담당한다.
특히, 기존 자동주차 시스템이 주차장의 일정한 구조나 평면 기반을 전제로 한 것과 달리, 이 시스템은 팔레트식, 엘리베이터식 등 일본 도심에 흔한 고밀도 기계식 주차장 구조에 대응하도록 설계됐다. 이로써 차량 탑재형 제어 알고리즘의 복잡도는 높아졌지만 일본 도시 환경에 최적화된 고신뢰 자율주차 기능이 확보됐다.
AI 학습용 데이터 확대… 전국 기계식주차장 실증 착수
보쉬는 본사 실증 테스트 외에도, 일본 각지의 다양한 기계식주차장을 대상으로 실환경 데이터 수집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AI 인식 정확도를 높이고 있으며, 3D 모델 기반의 시뮬레이션 데이터도 함께 확보해 데이터 기반 제어 알고리즘의 안정성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실제 주차장에서는 ▲불규칙한 팔레트 간격 ▲조명 조건 변화 ▲복층 구조 내 기울기 등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며, 이를 학습한 AI는 팔레트 위치 인식 정확도를 점차 높여가고 있다. 보쉬는 현재까지 일본 고객사 대상의 데모 시연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확보했으며, 상용화를 위한 기술 고도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주차장 자동화 기술, 도시 모빌리티 플랫폼과 연계
보쉬는 해당 기술을 단순한 주차 편의 시스템을 넘어 도시 모빌리티 인프라의 일환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차량, 주차장, 건물 관리 시스템,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통합되는 ‘도시형 주차 플랫폼’에서 자동주차 기술이 핵심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에는 EV 충전 시스템과 연동된 주차 로봇, 또는예약형 차량 호출 시스템과의 통합도 구상 중이다. 이러한 시스템이 구현되면, 도심 내 스마트빌딩 또는 복합시설에서 ▲무인자동주차 ▲자동 충전 ▲사용자 앱 연동 호출 ▲자동 출차 등 원스톱 주차 경험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일본 도심 특화형 기술로 산업적 확장 가능성
일본의 주차장은 ▲협소한 진입부 ▲자동 리프트 또는 팔레트 구조 ▲건축규제로 인한 지하 활용 등 복합적인 구조적 특징이 많다.
보쉬의 팔레트 가라지 어시스트 시스템은 이러한 조건에 최적화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융합형 솔루션으로, 단순한 운전자 편의 기능을 넘어서 기계식주차장이라는 닫힌 구조물 내 완전 자율주차라는 기술적 난제를 실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산업계에서는 이 기술이 향후 ▲공공기관 주차시설 ▲병원 및 쇼핑센터 ▲신축 고층 주상복합 건물 ▲호텔 및 리조트 시설 등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한 **시범단지 조성 및 해외 전개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보쉬 측은 “기계식주차장은 도심 개발의 구조적 현실이자, 자동화의 마지막 퍼즐”이라며 “일본에서 개발한 이 기술이 향후 글로벌 주차 시스템의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와 데이터 확장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