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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기계식 주차장,‘고철 숲’으로 전락하는 중

차량 대형화·관리비 부담·운영 미숙 겹쳐 활용 저조

중국 상하이시의 도심 주차난 완화책으로 도입된 기계식 주차장이 사실상 방치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 매체 신민일보는 최근 상하이 시내 대형 상업시설과 주거단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백억 원을 들여 설치한 기계식 주차장들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쪽에서는 “한 자리라도 아쉬운” 주차난이 심화되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기계식 주차장이 ‘고철 덩어리’로 남아 있는 실정이다.


수 년째 전원 꺼진 채 방치된 주차기
신민일보에 따르면, 2017년 준공된 상하이 북외탄 백옥란광장은 ‘푸시(浦西) 제1고층 빌딩’으로 불리는 랜드마크다. 지하 주차장은 1,400여 면 규모로, 이 가운데 B4층은 2단식 기계식 구조로 설계됐다.
그러나 현재 모든 차량은 1층에만 주차돼 있었고 2층은 텅 비어 있었다. 더구나 조작 시스템은 전원조차 꺼진 상태였으며, 화면은 꺼져 있었고 ‘무단 조작 금지, 위반 시 전 책임 부담’이라는 경고문만 붙어 있었다.
현장 보안요원은 “몇 년 전 차량이 몰릴 때 2층을 잠깐 가동한 적은 있지만, 불편과 사고 위험 때문에 곧바로 중단했다”며 “운영에는 상시 인력과 자격을 갖춘 조작원이 필요한데, 유지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용객들도 “차량을 지상이나 1층 기계식 면에 두는 걸 선호한다. 만석일 때는 건물 모서리에라도 세우지, 2층은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수백억 원을 들여 지은 2단식 시설이 사실상 ‘단층 주차장’으로 전락한 것이다.

7년간 방치 끝에 개방했으나 좁은 규격으로 이용에 어려움
2018년 말 입주가 시작된 충밍구 ‘동아 베네치아 레지던스’ 2기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918세대 규모로, 지하에 총 600여 기계식 면을 확보했지만 이 가운데 2층 300여 면은 7년간 단 한 번도 개방되지 않았다.
당초 분양 당시에는 “세대당 1대 이상 주차 가능”을 내세웠으나, 입주 후 주민들은 “절반은 그림의 떡”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관리사무소 측은 “아침 출근길에 차량을 꺼내려면 시간이 오래 걸려 불편하다. 게다가 유지관리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개방을 미뤄왔다.
그러나 주차난이 심화되면서 결국 최근 들어 2층 개방을 결정했다. 주차료도 연간 2,800위안에서 1,600위안으로 대폭 낮추자 일부 주민들이 장기 임대 계약에 나섰다. 다만 차량 규격 제한(최대 길이 5.05m·폭 1.85m·높이 1.55m·중량 2t)으로 대형 SUV는 이용이 불가능하다. 
주민들은 “이제라도 쓸 수 있어 다행이지만, 규격 제한과 안전 문제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제조사 폐업으로 관리 불가…결국 고철화
20년 이상 된 푸둥구 성란위안 아파트는 기계식 주차장이 사실상 폐허로 남은 대표적 사례다. 이 단지는 입주 당시 36면 규모의 기계식 주차기를 설치했으나, 잦은 고장과 함께 제조사가 폐업하면서 유지보수가 불가능해졌다.
현재는 지상 1층 19면만 겨우 사용 가능하고, 상부 구조물은 녹슬어 흉물처럼 서 있다. 조작 패널은 고장 난 채 방치됐고, 설비 제조사명이나 규격표기도 지워져 있다. 
주민들은 “차라리 철거하는 게 낫다. 부피만 크고, 실제 주차 공간은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관리사무소도 “복구하려면 사실상 전면 철거·재설치가 필요하지만, 자금이 없어 손쓸 수 없다”고 말했다.

호환성 부족·관리비 부담·운영 미숙
이처럼 상하이 곳곳에서 기계식 주차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첫째, 차량 대형화와 규격 불일치 문제다. 최근 중국 내 신차들은 길이 5m 이상, 폭 2m에 가까운 차종이 늘고, 전기차 배터리로 중량도 2t을 넘는 경우가 많아 기계식 주차장 규격을 초과하는 사례가 속출한다.
또 관리·운영 부담도 문제다. 기계식 주차장은 ‘특종설비’로 분류돼 전문 자격을 가진 조작 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보안요원조차 교육을 받지 않은 경우가 많고, 관리비용 부담 때문에 운영을 꺼리는 실정이다.
이용객의 기피 등 인식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자주식 주차면에 비해 주차·출차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작은 오차에도 시스템이 멈추는 등 불편함이 크다 보니, 운전자들은 가급적 기계식 면을 피한다. 

스마트화와 수요 반영 설계 필요
전문가들은 “단순 설치 대수를 채우기 위한 보여주기식 건설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실질적인 수요 분석 없이 설계 단계에서 무리하게 기계식 주차장을 배치하다 보니, 결국 ‘ 쓰이지 않는 공간’이 됐다는 것이다.
해법으로는 스마트화 리모델링이 꼽힌다. 인공지능(AI) 기반 차량 인식과 자동 주차 기술을 접목해, 기계식 주차장의 조작 편의성을 높이고 대형 차량 호환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더불어 신축 건물에서는 단순히 ‘법적 의무치 채우기용’이 아니라, 실제 수요·차량 규모·운전자 선호를 고려한 주차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해당 전문가들은 “기계식 주차장의 방치는 도시관리와 시민 생활 수요 간 괴리를 보여준다”며 “시대 변화에 맞는 혁신 없이는 기계식 주차장은 비싼 ‘도시 조형물’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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