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실정에 맞는 승강기 2인 1조 점검 가이드라인, 정부와 업계가 협의해 만들자

by 삼성엘텍 posted May 0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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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실정에 맞는 승강기 2인 1조 점검 가이드라인, 정부와 업계가 협의해 만들자

국내 실정에 맞는 승강기 2인 1조 점검 가이드라인, 정부와 업계가 협의해 만들자
기고: 김기동 한국승강기관리산업협동조합 이사장

현재 승강기관리업계는 필요 인원 대비 50% 이상 부족하다. 자체점검자 등 기술인력 양성기관 없이 현직 기술인력 종사자 8,700여명만이 가혹한 업무환경에 노출된 채 오늘도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2인 1조 점검을 전제로 승강기 총 보유대수에 따른 필요 기술 인력은 16,376명 (818,825대/100*2명)이다. 여기에 매년 추가되는 신규대수를 고려하면 800명(40,000대/100*2명)이 해마다 충원돼야 한다. 
그러나 승강기 기능사 자격 취득자가 연간 18,000명인데도 불구하고 우리 업계는 항상 인력난에 시달린다. 365일 24시간 서비스 및 대기해야 하는 승강기 업무는 야간 숙직 및 근무 때문에 기업들이 인원을 모집해도 지원자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승강기 업종 근무를 기피하는 탓에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인건비는 전기, 기계, 통신 등의 업종에 비해 80% 수준에 머물러 있어 자격증을 취득해도 사람이 오질 않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배출되는 기술 인력과 경력직 직원마저 대기업으로 유입이 심각해 중소 유지관리업체의 현실은 더욱 녹록치 않다.

표준유지관리비 정착 없이 업계 인력난 및 작업자 업무부담으로 인한 안전사고 끊이지 않을 것  
인력난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유지관리 비용이다. 현재 6층 건물 승강기의 대당 표준 보수료가 18만 원 수준이나, 실제로 4-5만원을 받는 현장이 너무 많다. 여기다 최저임금 인상 및 주52시간 근무로 추가인력을 고용하는 유지관리업체들로선 경영 악화를 피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 상태에서 2인 1조 점검까지 만족하려면 작업자 1인당 관리대수는 100대를 훌쩍 넘겨야만 유지가 가능하다. 
승강기 유지관리비 문제는 공동주택에서 최저가 낙찰제 선정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개선이 어렵다고 본다. 최저가 낙찰제로 인해 유지관리업체는 인력난과 자금난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고, 유지관리 품질과 안전을 고려했을 때 관리주체들도 적격 업체를 선택하고 싶지만,   현행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지침」에서 최저가 낙찰제를 유도하고 있다. 관리대수를 확보하려는 유지관리업체로선 덤핑의 유혹을 넘기기 힘든 구조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제도가 먼저 바뀌어야만 그 다음 스텝을 밟을 수 있다. 

전세계 유일 2인 1조 점검반 구성 의무…2명이 무조건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나
지난해 작업자 사고별 주요내용을 분석한 결과 총 33건 중에 회전체 또는 움직이는 부품에 끼임 사고 14건, 피트 진입 시 사다리에 미끄러진 사고 4건, 승강장문에 끼거나 부딪친 사고, 임의 현수장치 파손으로 카와 함께 추락, 구멍에 빠지는 사고 각 2건이며 유압 고무호스 파손 등 각 1건으로 발생했으며, 이 사고의 직접 원인은 안전수칙 미준수, 안전모, 등 안전구 미착용 등으로 발생한 사고였다. 대부분 2인 1조 자체점검과 무관한 사고들이다. 
일부 현장은 오히려 2인 점검이 위험할 수 있다. 빌라같이 소형승강기가 설치된 곳은 승강로가 협소해 2명이 진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또 작업자 숙련도가 달라 점검 시 의사소통 문제에 따른 오동작으로 중대재해가 초래될 수 있다.
2인 점검의 경우 본 취지와는 달리 숙련 작업자의 업무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유지관리업체 1인당 자체점검 대수는 약 100대를 유지하고 있으나, 2인 점검의 경우 경영유지를 위해 약 140대 이상 점검을 수행해야 하는 실정이다. 작업자의 업무 부담으로 결국 승강기 유지관리 품질 저하를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전 세계에서 2인 점검이 의무인 경우는 홍콩이 유일한데, 홍콩도 자체점검항목 중 14개 항목에 2.5m/s 이상인 엘리베이터에만 2명 이상 점검하도록 규정했다. 1인 점검으로 운영되는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의 작업환경이 우리보다 위험하다고 할 수 있을까. 

주무부처간 법 해석 상충으로 피해는 고스란히 유지관리업체 몫으로
 고용노동부의「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62조(조립 등의 작업) 제1항은 승강기의 설치ㆍ조립ㆍ수리ㆍ점검 또는 해체 작업을 하는 경우 사업장별 작업을 지휘하는 사람을 선임하여 그 사람의 지휘하에 작업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의「승강기 안전운행 및 관리에 관한 운영규정」 제16조에 따라 점검반을 2인 이상으로 구성해 자체점검만 하거나 유지관리를 해야 한다. 두 부처 간 상충된 법 해석의 차이로 고장 수리 중 발생하는 작업자 중대사고는 유지관리 사업자들만 처벌받는 실정이다. 

현장과 소통하며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안해야
행안부가 현행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제162조에 따라 관리현장 담당자를 포함한 2인1조가 가능하도록 승강기 규정 변경을 요구한다. 어차피 2인 1조 작업이 필요한 경우는 법으로 강제하지 않아도 함께 출동하게 돼있다. 의무적인 2인 점검반 구성이 아닌 현장 여건에 따라 점검반을 탄력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정부가 제시해야 한다. 가령 속도 2.5 m/s 이상 엘리베이터, 유압식 엘리베이터, 화물용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인 경우 2인 1조 자체점검 반드시 실시하도록 하거나, 대단지 공동주택, 대형마트, 백화점, 다중이용시설은 점검 항목별로 1인 또는 2인이 점검하는 방안을 명확히 재규정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유지관리업체의 인력난, 예지보전형 유지관리 확대를 위해 스마트 유지관리 방안 및 원격관리기능으로 어떤 점검항목을 대체할 수 있는지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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