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체 대표 “단가 안 맞아 코일 제외” 사실상 인정…무면허 시공 정황까지
육안 식별 어려운 모조품으로 검사망 농락… 공단, 이력 관리 대책 마련 돌입
노후 승강기 안전 강화를 위해 도입된 ‘8대 안전항목’ 중 성능개선을 위해 실시되는 ‘브레이크 이중화’에서 일부 업체의 불법 시공 정황이 포착되며 승객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부품업체 정연엘텍이 외관만 신형으로 꾸미고 내부 부품은 노후 제품을 그대로 방치하는 등 부정 시공 수법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여기에 설치공사업 등록 없이 무면허 불법 시공한 정황까지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단가 안 맞아 코일 뺐다”… 업체 대표의 황당한 해명
대구 북구의 D아파트는 과거 오티스 제품이 설치된 노후승강기 현장으로, 지난 2024년 브레이크 이중화 개선을 한 곳이다. 그러나 이달 초 공단 실사 결과, 현장에 설치된 제품이 제출된 서류와 다른 제품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당시 정연엘텍의 자기적합확약서와 서광의 브레이크 안전성평가서가 제출돼 현장 검사를 통과했으나, 설치했던 브레이크 이중계가 오티스 타입의 ‘미검증’ 제품으로 드러나며 불법 시공 정황이 강력히 의심되는 상황이다.
취재진과 통화한 정연엘텍 대표는 타사의 안전성평가서가 제출된 경위에 대해 관리 소홀을 인정하며 “당시 착오로 서류를 잘못 제출한 것”이라며 뒤늦게 오티스의 안전성평가서를 (20일)공단에 다시 제출했다고 밝혔다. 또한 “유지관리업체와의 견적가가 맞지 않아 새 코일을 제외한 것”이라며 당시 핵심 부품 미교체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오티스 정품은 시공 시 반드시 코일과 부속품을 신품으로 교체하도록 되어있다. 기존에 정연엘텍이 설치했던 제품은 외관만 오티스 제품일 뿐 내부는 20년 전 그대로인 ‘모조품’ 에 가깝다.
정연엘텍은 공단이 제품 불일치를 문제 삼자 오티스 안전성평가서를 제출하기 전인 지난 15일 급히 해당 현장의 코일을 교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체의 고의성이 최근 사후조치에서 드러난 셈이다.
이에 대해 승강기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서류만 잘못 낸 것이라면 멀쩡한 부품을 새로 교체할 이유가 없다”며 “오티스 서류에 맞추기 위해 뒤늦게 부품을 갈아 끼운 것은, 기존 시공이 명백한 ‘가짜’였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정연엘텍은 승강기 주요 부품의 성능 개선 공사에 필수적인 ‘승강기 설치공사업’ 면허 없이 무단 시공을 강행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어, 이번 사건은 무면허 업체의 ‘서류 위조 및 사기 시공’ 사건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현행법상 승강기 주요 부품의 성능 개선 공사는 반드시 ‘승강기 설치공사업’ 면허를 보유한 업체가 수행해야 한다.
정연엘텍은 직접 설치하지 않았음에도 자기적합확약서를 쓴 것에 대해서는 “서류 작성법을 몰라 샘플로 작성해준 것을 유지관리업체가 제출한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검사 한계 파고든 모조품 시공 정황…공단 “결국 피해는 국민에게…긴급 검사 절차 강화 방안 마련”
안전성 평가를 통과한 브레이크 이중계가 현장에 설치되더라도 스펙, 관리번호가 적힌 명판 부착 의무가 없으며, 공단 검사원은 현장에서 하중시험 등 기능적 작동 여부와 서류 일치 여부를 중심으로 검사를 진행한다. 정연엘텍은 분해하지 않으면 내부 부품 확인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이 같은 불법 시공을 한 것으로 보인다.
본지의 취재가 시작되자 승강기안전공단은 즉각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공단 관계자는 “브레이크 시스템은 안전상의 문제로 현장에서 부품 내부까지 일일이 분해해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업체의 기망 행위를 막기 위한 검사절차 강화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기망 시공의 모든 피해는 결국 발주처와 안전을 위협받게 된 승객, 즉 우리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사안의 엄중함을 짚었다.
공단은 설치공사업 면허 보유 여부 등 위법 사례 발생 시 행정조치를 의뢰할 계획이다. 또한 앞으로 판매업체가 안전성평가서에 승강기 고유번호와 출고일을 기재하도록 검사 절차를 전면 개선하기로 했다.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 역시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지자체 통보 및 행정 처분 등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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